AI 시대의 디지털 영토 전쟁 - 약탈자
새로운 약탈자
인터넷이 정보의 바다가 된 이래, 웹사이트는 운영자가 정성껏 가꾼 디지털 영토와 같습니다. 전통적인 검색 엔진 봇(Googlebot, Naverbot 등)은 이 영토를 지도화하여 사용자의 유입을 돕는 공인된 답변가 역할을 했습니다.
그러나 거대 언어 모델(LLM) 시대가 도래하며, 상황은 급변하고 있습니다. LLM의 성능이 양질의 대규모 학습 데이터에 비례함에 따라, 웹상의 모든 텍스트, 이미지, 데이터를 무차별적으로 수집하려는 AI 봇들이 새로운 약탈자로 등장했습니다. 이 약탈자들은 지식의 보고를 탐색하는 것을 넘어, 웹사이트 운영자에게 막대한 비용적, 기술적 부담을 안기는 위협으로 부상했습니다.
AI 약탈자들은 거대 AI 기업들만 지칭하는 것이 아닙니다. 30여개 사이트를 관리하며 모니터링 되는 로그들에서는, OpenAI의 GPTBot, Google의 Bard/Gemini 관련 봇, Meta, Anthropic의 Claude 이외에도, 자체적인 LLM이나 AI 서비스를 개발하려는 중소규모 스타트업, 데이터를 수집하여 대형 AI 기업이나 연구 기관에 판매하는 데이터 브로커(Data Broker) 집단, LLM을 연구하거나 테스트 하는 개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고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AI 시장의 급격한 성장에 편승해 경제적 이윤과 상업적 목적만을 위해, 비윤리적인 수집 방식을 이용하며 익명성의 그늘에 숨어 있습니다.
전통적 검색 봇 : 인덱싱, 검색 품질 향상 - robots.txt 준수, 사회적 약속자 - 사용자 유입, 컨텐츠 노출 확대
AI 스크래퍼 : LLM 학습 데이터 수입 - User-Agent 위조/회피, 이기적 약탈자 - 트래픽 과부하, 비용 증가, 서비스 저하
크롤링은 주로 특정 데이터의 파싱에 국한되었습니다. 그러나 최근 LLM 훈련을 위한 데이터 수집은 규모와 집요함 면에서 차원이 다릅니다. 이들은 웹사이트의 작은 기능 하나까지도 데이터 수집의 기회로 악용하고, 수많은 URL 조합이 가능한 게시판 구조는 무한 루프 대상이 됩니다.
게시물 정렬 기준(sort_index)이나 목록 스타일(listStyle) 변경과 같은 사소한 URL 매개변수 조작에도 AI 봇은 이것을 새로운 페이지로 인식하고 수십만 번의 불필요한 요청을 반복합니다. 이로인해 서버에 비정상적인 부하를 가중시켜 일반 사용자의 서비스 품질을 저하시킬 뿐 아니라, 웹사이트 운영자에게 트래픽 요금 폭탄이라는 직접적인 비용적 손해를 입힙니다. 크롤링 방어 시스템을 우회하려는 그들의 고도화된 기술은 사실상 디도스(DDoS) 공격과 구분이 모호해지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AI 스크래퍼의 가장 교묘하고 강력한 무기는 바로 가정용 프록시(Residential Proxy) 활용입니다. 그것으로 인해 웹사이트 방어 전략을 근본적으로 뒤흔들고 있습니다.
이전에는 특정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의 IP 대역을 통째로 차단하는 방식으로 대규모 크롤링 시도를 쉽게 막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AI 스크래퍼들은 이제 데이터센터 IP가 아닌, 일반 가정이나 모바일 기기에 할당된 유동 IP를 활용합니다. 정상적인 최종 사용자의 트래픽 대역에 완벽하게 숨어들어, IP 기반의 차단이나 탐지 기술을 무력화시킵니다. 웹사이트 입장에서는 누가 진짜 사용자이고 누가 봇인지 구분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해 사전 차단을 어렵게 합니다.
수백~수천만개 이상 사용되고 있는 가정용 IP를 확보하고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이 사업의 배후에는 과거 디도스 공격에 사용되던 봇넷(Botnet) 기술이 있습니다. 가정용 프록시 서비스는 단순한 소프트웨어가 아니라, 악성코드에 감염된 수억 개의 개인용 컴퓨터, 스마트폰, IoT 기기들을 프록시 서버로 활용하는 음성적인 비즈니스 모델입니다.
이 악성코드는 사용자가 인지하지 못하는 사이 백그라운드에서 실행되며, 감염된 기기의 인터넷 회선을 임대해 크롤링 요청을 대신 처리하게 합니다. 이 악성 코드가 정상적인 앱에 교묘하게 삽입되어 앱스토어/플레이 스토어를 통해 유포되는 경우까지 발생하고 있습니다. 봇넷(Botnet) 운영자들은 이것을 구독 형태로 AI 개발자들에게 판매하며, 익명성과 규모의 경제를 제공함으로써 데이터 약탈 시장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악성코드에 감염된 기기 주인은 데이터 사용량 증가나 배터리 소모 증가를 쉽게 눈치채지 못하고, 개인의 기기들은 비윤리적인 데이터 수집의 도구로 전락하는 것입니다.
AI 시대의 디지털 영토 전쟁은 단순히 트래픽 비용만의 문제가 아닌, 데이터 소유권, 공정성, 그리고 사이버 보안의 문제입니다.
AI 개발을 위한 무분별한 크롤링과 이를 방어하기 위한 보안 노력은 거대한 디지털 자원 낭비의 악순환을 만들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웹사이트 운영 비용 증가를 넘어, 컴퓨팅 자원, 네트워크 대역폭, 그리고 전력 소비라는 실질적인 지구 자원의 소모로 이어지는 문제입니다. 이 악순환은 공격과 방어 두 가지 측면에서 자원을 고갈시킵니다.
AI가 인류에게 제공하는 가치를 고려하더라도, 그 기반인 데이터 수집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필요한 디지털 탄소 발자국과 웹 생태계의 파괴는 결국 AI 발전 자체의 발목을 잡게 됩니다. 지속 가능한 AI 시대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데이터 소싱에 대한 윤리적 기준 강화와 함께, 효율적인 자원 활용을 강제하는 기술적/정책적 프레임워크가 필수적입니다.
LLM 학습 데이터의 윤리적 딜레마 문제는 AI 개발 공동체의 윤리적 자정 노력과 연결됩니다. 저작권이 있는 데이터를 무단으로 사용하는 것은 물론, 악성 봇넷을 통해 확보된 비윤리적인 데이터는 LLM의 결과물에 편향성, 부정확성(환각), 그리고 잠재적인 법적 리스크를 심어줄 수 있습니다.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셋(Trustworthy Dataset) 구축과, 출처가 불분명하거나 비윤리적 방식으로 수집된 데이터에 대한 명확한 거부 기준이 필요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