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샴비 병상 일기

sotheb sothe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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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7월 18일, 심각한 체력 저하 증상으로 입원한 샴비는 심장 질환을 진단받은 후 매일 심장약과 신장약을 투여하며 생활하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단순히 약에 의존해 생명을 연장하는 상태는 아니다. 나이에 따른 체력 저하는 있지만 여전히 외출을 갈망하는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봄이 오면서부터는 잠자는 시간을 제외하고 하루 종일 외출을 요구하며 칭얼거리고, 내 반응을 끌어내기 위해 예전과 같은 장난을 치며 신경을 긁어댄다. 노묘로서의 보살핌과 존중을 해주겠다는 생각으로 마음을 다잡아보지만, 스트레스를 받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샴비에게 외출에 대한 갈망은 어릴 때부터 최고의 놀이이자 목표였다. 어떤 때는 이 녀석의 꿈이 단순한 외출 고양이를 넘어서 길고양이가 되는 것이 아닐까 의심이 들 정도로, 외출에 대한 욕구가 지나치게 강했다. 스무 살이 된 지금도 그 갈망은 전혀 줄어들지 않았다.


체력적으로 분명히 저하된 모습을 보이면서도 쉬는 것보다 길을 걷고 풀 향기를 맡고, 사람들의 움직임을 구경하는 것을 즐긴다.

샴비와 함께하는 삶은 때로는 도전적이지만, 그만큼 소중한 순간들로 가득하다. 샴비는 나이와 병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세상에 대한 호기심을 잃지 않고 있다. 그의 이러한 모습은 나에게도 많은 것을 가르쳐준다. 그는 언제나 창밖을 보며 바깥 세상을 꿈꾸고, 작은 소리에도 귀를 쫑긋 세우며 반응한다. 이 작은 몸집의 고양이가 보여주는 생명력은 놀라울 따름이다.

 

매일 아침, 샴비는 문앞에 앉아 밝아오는 아침을 기다리며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를 듣는다. 그러면서도 창문 너머의 세상을 보며 눈을 반짝인다. 아침이면 샴비 눈은 더욱 생기 발랄하다. 이런 모습을 볼 때마다 샴비의 외출에 대한 갈망을 이해하게 된다.
 

나는 샴비와 함께 매일 짧은 산책을 반복한다. 샴비가 가장 좋아하는 작은 공원을 찾아가고, 한적한 인도를 걷고, 개천 돌위에 누워 있는다. 샴비는 풀밭을 누비며 냄새를 맡고, 갈퀴 사이로 지나가는 바람을 즐긴다. 때로는 나뭇잎이 흩날리는 것을 쫓아가며 장난을 치기도 한다. 이런 순간들은 샴비에게도, 나에게도 행복한 기억으로 남는다.

 

샴비와 함께 산책을 나가면 종종 이웃들과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 샴비를 알고 있는 이웃들은 건강을 걱정하며 그의 투병 생활에 대해 묻곤 한다. 그럴 때마다 나는 걱정스런 표정을 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잘 지내고 있다는 말을 전한다. 그리고 여전히 삶의 작은 즐거움들을 만끽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해준다. 
 

한편으로는 샴비의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 규칙적인 약물 투여와 정기적인 건강 검진, 매일 일정안 음수량과 사료량, 또 샴비가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그의 생활 환경을 편안하게 만들어 주려 하고, 적절한 운동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샴비와 함께하는 시간은 나에게도 큰 의미가 있다. 샴비가 보여주는 강한 호기심과 외출에 대한 갈망은 나에게도 많은 영감을 준다. 그의 작은 발걸음 하나하나가 나에게는 큰 기쁨이 된다.

샴비와 함께한 지난 시간들을 되돌아보면, 우리는 많은 추억을 쌓아왔다. 그의 장난기 넘치는 모습, 때로는 내 품에 안겨 조용히 잠들던 순간들, 그리고 함께 산책하며 나누었던 시간들 모두가 소중한 기억으로 남아 있다.


즘 내가 후회하는 것은 샴비가 어릴 때부터 치아 흡수성 병변을 앓아오면서도 발치를 하지 않고 치아 관리를 통해 평범한 생활을 유지하게 했던 점이다. 그 결과 큰 송곳니 하나가 병변으로 인해 염증이 생기며 과성장했고, 지금은 '왕송곳니'라는 별명으로 불리고 있다. 과성장한 송곳니가 흔들리기 시작하자 샴비는 이를 지나치게 신경 쓰기 시작했고, 얼마 전에는 책상에서 점프하다가 바닥으로 떨어지면서 송곳니에 충격을 받아 더 심하게 흔들리게 되었다.


이로 인해 샴비가 입을 크게 벌릴 때마다 아래 송곳니와 부정교합이 생겨 송곳니끼리 걸리는 경우가 자주 발생한다. 그럴 때마다 잘못 틀어진 왕송곳니 때문에 잇몸에서 피가 나기도 한다.


최근 샴비 스스로가 가장 신경 쓰는 문제는 바로 이 왕송곳니 때문이다. 송곳니 발치로 간단히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이지만, 샴비의 나이 때문에 마취를 할 수 없어 병원에서도 송곳니 발치를 만류하는 입장이다. 젊었을 때는 문제 되지 않았던 송곳니가 과성장 증상을 보이고, 마취가 가능했을 때 발치를 했어야 했다는 후회를 하게 된다.


이제와서 생각해보면, 그때 송곳니를 발치했더라면 샴비가 지금 겪고 있는 문제는 생기지 않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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